처음 걸었다는 사실만으로 골절이나 인대 손상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사고 뒤 실제로 체중을 싣기 시작하면서 통증과 부종이 더 분명해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진료에서는 어디가 붓고 눌러서 아픈지, 체중을 실어 걸을 수 있는지, 무릎이나 발목이 실제로 움직이고 버틸 수 있는지를 이학적으로 확인합니다.
골절이나 큰 인대 손상 가능성이 낮다면 침·약침 등을 이용해 통증과 부종, 주변 근육의 긴장을 치료하고, 이후 정상적인 보행을 회복하는 방향으로 치료를 이어갈 수 있습니다.
교통사고를 당한 날에는 목이나 허리 통증이 더 신경 쓰이고, 무릎이나 발목은 별로 아프지 않았다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집에 돌아가 걷고 생활하다 보면
“저녁부터 무릎이 붓기 시작했어요.”
“아침에 일어나니 발목을 디디기가 더 힘듭니다.”
라고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이런 변화가 있다고 이상한 것은 아닙니다.
사고 직후에는 여러 부위가 동시에 긴장해 있어 하지의 불편을 크게 느끼지 못할 수 있고, 이후 실제로 걷고 체중을 싣는 과정에서 통증과 부종이 더 분명해질 수 있습니다.
사고 당시 어떻게 다쳤는지는 참고하되, 그것만으로 진단하지 않습니다
운전자는 급제동하면서 발로 브레이크를 강하게 밟은 상태에서 충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무릎이 대시보드에 닿는 경우도 있고, 차에서 내리면서 발목을 접질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사고 상황은 어느 부위를 더 살펴봐야 하는지 알려주는 단서가 됩니다.
하지만
“브레이크를 밟았으니 발목 인대 손상이다.”
“대시보드에 부딪혔으니 무릎 인대가 다쳤다.”
고 사고 방식만으로 병명을 정하지는 않습니다.
실제 증상과 이학적 검사를 같이 봐야 합니다.
걸을 수 있느냐보다 ‘어떻게 걷느냐’를 봅니다
환자분들이 자주 묻습니다.
“사고 뒤에도 걸었는데 골절은 아니겠죠?”
걸었다는 사실만으로 골절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반대로 조금 절뚝인다고 모두 심한 손상인 것도 아닙니다.
그래서 실제 진료에서는 복잡하게 걸음을 분석하기보다 기본적인 것부터 확인합니다.
체중을 실었을 때 통증이 어느 부위에서 생기는지,
절뚝거리게 되는지,
몇 걸음 정도 편하게 걸을 수 있는지 봅니다.
그리고 무릎과 발목을 직접 움직여 어느 방향에서 통증이 생기는지 확인합니다.
무릎은 ‘붓기와 잠김, 불안정감’을 중요하게 봅니다
무릎을 다친 뒤 관절 전체가 빠르게 붓거나 체중을 싣기 어렵다면 단순한 타박보다 관절 내부의 손상을 생각해야 할 수 있습니다.
또 무릎을 굽히거나 펴다가 중간에서 걸리는 느낌이 있거나, 걸을 때 순간적으로 꺾이는 느낌이 반복된다면 인대나 반월상연골 같은 구조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급성 무릎 외상에서 국소 압통, 관절삼출, 체중부하 장애가 있을 때는 방사선검사가 적절한 초기 검사로 권고됩니다.
골절이 보이지 않더라도 잠김이나 뚜렷한 불안정성이 계속된다면 인대·반월상연골 손상을 평가하기 위해 MRI가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발목은 특정 뼈의 압통과 체중부하를 봅니다
발목이 부었다고 모두 엑스레이를 찍는 것은 아닙니다.
외상성 발목 통증에서는 복사뼈 주변의 국소 압통과 실제 체중부하 여부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됩니다.
Ottawa Ankle Rules에서는 사고 직후나 진료 시 네 걸음을 걷기 어렵거나, 특정 뼈 부위에 뚜렷한 압통이 있는 경우 방사선검사를 고려하도록 합니다.
이 기준은 환자가 집에서 스스로 골절 여부를 판정하기 위한 것은 아닙니다.
한의원에서도 발목 외상 환자를 볼 때 골절 가능성이 낮은지 먼저 판단하는 데 참고할 수 있는 이학적 기준입니다.
처음보다 다음 날 더 붓는다고 모두 손상이 커진 것은 아닙니다
환자는 부종이 늦게 생기면
“시간이 지나면서 인대가 더 찢어진 건가요?”
라고 걱정하기도 합니다.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손상 뒤 조직 반응과 체중부하가 더해지면서 몇 시간 뒤 부종과 통증이 눈에 띄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시간이 지났다는 사실보다 부종과 기능이 어느 방향으로 변하는지입니다.
붓기가 계속 빠르게 커지고,
체중을 점점 더 싣기 어려워지고,
관절을 움직이기가 오히려 더 어려워진다면 재평가가 필요합니다.
한의학에서는 ‘부었다’는 한 가지 말만으로 치료하지 않습니다
한의학에서는 사고 후 관절의 통증과 압통, 부종을 어혈과 경근 손상 등의 관점에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무릎이 부었다고 모두 같은 치료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직접 타박을 받아 한 지점의 압통이 강한 경우가 있고,
관절 주변이 전체적으로 부으면서 움직임이 둔해진 경우도 있으며,
며칠 지나 부종은 줄었지만 걸을 때 근육이 계속 긴장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차이를 촉진과 통증 양상으로 확인해 치료 강도와 부위를 정합니다.
골절과 큰 손상이 배제되면 한의치료를 적극적으로 시작할 수 있습니다
골절이나 심한 관절 불안정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되면 침치료를 통해 무릎과 발목 주변의 통증과 보호성 근긴장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약침 역시 압통과 손상 부위, 부종 상태를 보고 선택적으로 병행합니다.
발목 염좌에 대한 침치료 연구는 오래전부터 있어 왔지만 연구의 질이 낮고 결과가 일정하지 않아, 현재 근거만으로 침치료가 표준치료보다 확실히 우월하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실제 임상에서 침을 사용할 수 없다는 의미도 아닙니다.
골절이나 큰 인대 손상을 먼저 배제한 뒤 통증을 조절하고 관절을 다시 사용할 수 있게 돕는 보존적 치료로 활용하는 것이 적절합니다.
무릎과 발목을 따로만 보지는 않습니다
무릎이나 발목이 아프면 자연스럽게 아픈 쪽 다리를 덜 사용하게 됩니다.
며칠 동안 한쪽 다리를 피해서 걸으면 반대쪽 다리나 허리까지 뻐근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처음부터 골반의 기울기나 발의 각도를 세세하게 분석할 필요는 없습니다.
통증이 줄어가는데도 계속 절뚝거리는지,
체중을 양쪽 다리에 자연스럽게 실을 수 있는지 정도를 확인하면 됩니다.
필요한 경우에는 발목과 무릎뿐 아니라 고관절과 골반의 움직임을 함께 보고 추나요법이나 운동을 병행할 수 있습니다.
추나는 부어 있는 관절을 강하게 꺾거나 비트는 치료가 아닙니다.
손상이 안정된 뒤 제한된 움직임과 보행을 회복시키는 데 필요한 범위에서 적용합니다.
회복 여부는 ‘덜 아픈가’보다 ‘다시 잘 걷는가’로 봅니다
무릎과 발목은 체중을 계속 받는 부위라 통증이 조금 줄어도 걷는 기능이 회복되지 않으면 일상에서 계속 문제가 생깁니다.
그래서 치료 경과에서는
평지를 절뚝이지 않고 걸을 수 있는지,
계단을 오르내릴 수 있는지,
의자에서 일어설 때 무릎이 버텨주는지,
발목에 체중을 자연스럽게 실을 수 있는지를 봅니다.
운전자라면 브레이크와 가속페달을 안전하게 조작할 수 있는지도 중요합니다.
부종이 빠지는 것과 정상적인 보행이 돌아오는 것은 같은 단계가 아닙니다.
집에서는 ‘참고 걷기’보다 다음 날 반응을 보세요
처음 며칠은 통증을 참고 일부러 많이 걸을 필요가 없습니다.
반대로 아예 움직이지 않고 누워만 있을 필요도 없습니다.
현재 허용되는 범위에서 걷고, 활동 뒤 통증이나 부종이 뚜렷하게 증가하는지를 봅니다.
다음 날 더 붓고 절뚝거림이 심해진다면 전날 활동량이 아직 많았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통증을 참고 깊은 쪼그려 앉기나 계단 운동을 반복하는 것도 초기에는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런 경우는 치료보다 다시 확인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단순 염좌로 생각하고 치료만 이어가지 않습니다.
- 체중을 거의 싣지 못하는 경우
- 무릎이나 발목 모양이 달라져 보이는 경우
- 부종이 빠르게 커지는 경우
- 특정 뼈 부위를 눌렀을 때 매우 심한 통증이 있는 경우
- 무릎이 잠겨 완전히 펴지지 않는 경우
- 발이 차갑거나 창백하고 감각이 둔해지는 경우
- 한쪽 종아리가 갑자기 크게 붓고 열감이 생기는 경우
이런 변화가 없다면 대부분은 이학적 검사 후 한의원에서 보존적 치료를 이어갈 수 있습니다.
사고 당일보다 그다음 며칠의 기능을 보십시오
교통사고 뒤 무릎과 발목은 사고 순간보다 일상으로 돌아온 뒤 더 불편해지는 부위입니다.
따라서 “사고 당일 걸었으니 괜찮다”거나 “다음 날 더 아프니 큰일 났다”는 식으로 한 시점만 보고 판단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현재 체중을 실을 수 있는지, 부종이 줄어드는지, 관절이 안정적으로 움직이고 있는지를 계속 보면서 치료 방향을 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참고자료
- American College of Radiology. ACR Appropriateness Criteria® Acute Trauma to the Knee.
- American College of Radiology. ACR Appropriateness Criteria® Acute Trauma to the Ankle.
- 국가한의임상정보포털. 족관절 염좌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 한방재활의학과학회. 교통사고 상해 증후군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가까운 닥터카 지점 확인하기
진료시간과 진료 가능 여부는 지점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방문 전 공식 지점정보를 확인해 주세요.
닥터카 건강칼럼